- 국내축구 축구잡담
벤투는 매 상황마다 합리적 선택을 내려서 경기 중에 일어나는 변수를 우리 스스로 제어하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일견 답답해보일 순 있어도
이런 축구야말로 우리가 본선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식이라고 믿는다. 일전에 여기 글 썼던대로 90분 동안 볼 경합이 반복되면서 스태미너와 스피드, 힘 겨루기로 경기 양상이 압축되면 결코 이로울 게 없다. 올림픽 멕시코전 되풀이하는 거지 결국. 벤투의 팀이 아직 볼을 되찾아오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다시 공격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국제 레벨에 못 미치는 건 우려스럽지만, 경기 수가 늘어날수록 피치 위에서 뛰는 선수들이 전술에 익숙해지고 편안함을 느끼는 게 내 눈에 보인다.
그리고 자꾸 뒷공간 활용과 역습 운운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가 벤투 때문에 차단당하는 것처럼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있는데, 그들이 원하는 축구를 대표하는 최강희조차도 월드컵 예선에선 자기 진영에서 버티는 아시아 팀 상대로는 볼 돌리면서 천천히 찬스 노릴 수밖에 없었다는 걸 왜 기억 못하는 거지. 지금처럼 빠르게 볼 돌리면서 하프스페이스 공략할 줄 아는 대표팀이 근래 있었는지 묻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