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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을 마치고 일어난 故조진호 감독은 자리에 앉아있던 취재진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그는 항상 기자회견이 끝나면 기자들과 악수를 했다. 고마움의 표시였을 것이다. 내게도 손을 내밀었다. "다음에 또 봐요"라는 故조진호 감독에게 나는 선뜻 "네"라고 대답하지 못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내게 부산과 경남은 정말 큰 마음을 먹고 가야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플레이오프 때는 꼭 찾아뵙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그는 "꼭 오세요"라고 다시 한 번 당부하며 그 자리를 떠났다.
약 다섯 시간을 달려 빈소에 도착해 밥을 먹었다. 故조진호 감독이 사주는 마지막 밥이라 생각하며 꾸역꾸역 먹어치웠다. 영정 사진 속 그는 유난히 활짝 웃고 있었다. 불과 며칠 전 봤던 미소 그대로였다. 그래서 더 슬프다. 빈소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보내온 근조 화환이 줄을 지어 놓여 있었다. 그만큼 그를 모든 사람을 사랑했고 모든 사람에게 사랑 받았다는 증거일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사람을 너무나 빨리 데려갔을까, 신을 향해 약간의 원망도 해본다.
과거 故조진호 감독은 내게 "축구도 충분히 인기 스포츠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롯데 자이언츠를 따라잡고 KBO리그를 따라잡고 싶다"는 소망을 넌지시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마침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는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렇게 허망하게 떠났지만 적어도 내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해준 그에게 조심스레 말하고 싶다. 당신 덕분에 후회 없이 꿈을 꾸었고 이제 당신의 염원을 이어받아 조금씩 새로운 꿈을 꾸어 보겠다고 말이다. 지금도 "이런 멋진 경기 보여줘서 고맙다"고 그에게 말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도 후회된다.
출처 : 스포츠니어스 조성룡 기자